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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18(화) 12:56
채선엽 시인, “제20회 황진이문학상” 본상 수상

수상작 시집 <연둣빛 보석>, 언어 조탁의 섬세함과 순수서정의 아우라

아침신문 mornnews@hanmail.net
2021년 02월 20일(토) 12:06
[순천/교육]장숙희기자 = 순천 해룡면 출신 채선엽 시인이 지난해 년말 2020년12월30일 서울 신문예회관에서 <월간 신문예>소속 황진이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황옥례•문학박사 지은경)가 수여하는 제20회 황진이문학상 본상을 수상했다.

이번에 수상한 황진이문학상은 한국여성 시가문학의 태두 황진이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문학상이다.

수상자인 채선엽 시인의 시에는 언어 조탁의 섬세함과 순수서정의 아우라와 함께 아름다운 감정이입이 뛰어남을 평가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시에 반영된 채선엽 시인 부부의 성실한 삶, 아흔 살을 바라보는 부모를 향한 애타는 효심, 사물을 서정적으로 형상화하는 기법과 은유적 연상력, 매력적인 언어 선택 감각 등도 높이 평가받았다.

특히 ‘꽃무늬 노트’, ‘담쟁이덩굴’, ‘높고 큰 산’, ‘연둣빛 보석’, ‘알뜰살림’, ‘월급봉투’, ‘엄마의 손’, ‘아버지’ 등 많은 시들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제20회 황진이문학상 본상을 수상한 채선엽 시인은 이곳 순천에서 해룡남초등학교(1980년)와 순천매산중학교(1983년)를 졸업했다.

그리고 그는 서울 영등포고등학교 재학 중 담임교사였던 허만길 문학박사(시인. 소설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30여 년 만에 뵈었을 때 학창 시절의 문학 재능을 키워 보라는 격려가 계기가 되어, <월간 문학공간> 신인문학상 공모 당선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채선엽 시인 수상 소감으로 “아름다운 언어로 자연과 영혼과 생명을 중하게 여기는 시인으로 정진하고 싶다.”고 전했다.

채선엽 시인은 상담학 석사로서 청소년 상담과 가족 상담 활동을 하고 있으며, 가곡 ‘수련화 그리움’과 ‘순천만 갈대밭’을 작사 했으며, 시로는 ‘순천만 갈대밭’, ‘꽃무늬 노트’, ‘수련화 그리움’은 국제PEN한국본부 번역위원회 위원 김인영 문학박사에 의해 영어로 번역되어 에 수록되어 해외에 소개되고 있다.

현재 채선엽 시인의 부모는 순천 해룡면에서 살고 있으며, 그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간 채선엽 시인은 고향인 순천을 배경으로 한 시들을 많이 창작했는데 그 중에 ‘순천만 갈대밭’, ‘앵무산 추억’, ‘순천 앵무산 오르니’, ‘모내기하는 날’, ‘학교 가는 길’, ‘통학버스’ 등이 있다.

끝으로 채선엽 시인은 지난 2019년에 순수문학상을 수상하고, 현재 <월간 순수문학> 운영위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한국국보문인협회 회원, 한국신문예문학회 회원, 한국순수문학인협회 회원, 한국시인연대 회원으로 문단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연둣빛 보석
채선엽

반질반질
연둣빛 여린 잎

고운 햇살 만나니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내 마음에
보석 하나 새겨 놓습니다.


엄마의 손
채선엽

엄마의 젖가슴 차지하며
행복했던 어린 시절

오늘은 젖가슴 대신
엄마 손 꼭 잡고
나란히 누웠다.

힘든 삶 사시느라
감당하기 어려웠던
고통, 눈물, 한숨

허겁지겁 들로 나가
호미자루, 괭이자루 잡으시느라
혹사시켰던 손

울퉁불퉁 거북 등처럼
거칠고 딱딱한 굳은살 손
엄마 손 꼭 잡고
밤새도록 끄억끄억 눈물 삼킨다.


아버지
채선엽

하얀 모시적삼 단정히 입으시고
양반다리 책 읽으시던 아버지

아버지 가시는 곳마다
쫄쫄 따라다니며
궁금한 것이 많았던 나

“우리 딸 말 대답해 주느라 배고프네.”
허허 웃으시던 인자하신 아버지

쌀쌀한 늦가을
초가지붕 이엉 엮으시며
들려주시던 말씀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
“난 사람이 되지 말고
된 사람이 되어라.”
“알아도 모른 체
남보다 너무 잘난 체 말아라.”

아버지 마음 밭에서 우러나온
보약 같은 사랑의 말씀
삶의 등대가 되어
지금도 내 길을 비춰 준다.

하시고 싶은 말씀 많아도
침묵을 금으로 여기시던 아버지

말씀하시기보다
듣기를 더 많이 하셔서
청력의 기력이 다해지신 듯
이제는 내 입모양 살피시며
보청기 끼우신 귀를
내 입술 가까이 가져다 대신다.
재잘재잘 떠들던
내 얘기가 듣고 싶으신가 보다.

어느덧 구십 계단 주름진 세월
내 물음 답해 주시느라
배고프시다던 아버지께
“아버지 물음 답해 드리느라 배고파요.”
투정부리고 싶어도
들으실 수 없어 말할 수가 없네.


높고 큰 산
채선엽

나는 어릴 때 아버지 따라다니며
산을 좋아했습니다.
산을 하도 잘 오르내려
가족들은 나를 산다람쥐라고 했습니다.

좀 더 나이가 들어
나는 높고 큰 산을 올라
편편한 바위에 혼자 앉았습니다.
산에게 내 마음을 모두 풀어놓을 수 있었고
산도 나를 아낌없이 받아주었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나만의 높고 큰 산을 마음속에
우뚝하게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산은 꽃도 별도 바다도 하늘도
함께 있는 거룩한 산이 되었습니다.

거룩한 산은
내가 바라볼 적마다
반가운 미소 따뜻한 눈빛입니다.

봄에 바라보면
초록 꿈이 가득하고
나를 시원하게 토닥여 줍니다.

여름에 바라보면
바다를 펼쳐 보이며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껏 헤엄쳐 보라며
두 손 꼭 잡아 줍니다.

내 속의 거룩한 산은
언제라도 하늘과 별과 무지개를
즐겁고 아름답게 오르도록 합니다.


앵무산 추억
채선엽

고운 이름 순천 앵무산
그 산 아래 내가 태어나 자란
해룡면 선학리 계당마을

산등성이 한 자리에는
아버지, 오빠, 언니, 남동생과
함께 오르내리던 우리 산도 있어
가족처럼 정든 앵무산

한여름 오빠, 언니 따라
소 몰고
산중턱 즈음 서당 터 오르면
동네 소, 동네 아이들
줄 지어 모여들었다.

둥실둥실 구름은 하늘을 떠다니고
풀어놓은 소들은
게으른 하품 하다 말고 풀을 뜯고
아이들은 큰 바위 올라 앉아
가위바위보 아카시아 잎 따기 놀이
나뭇잎에 나뭇가지로 글씨 쓰고 그림 그리기

햇살 한 줌, 바람 한 줌, 구름 한 조각
참나리꽃, 달맞이꽃, 푸른 잎, 산초 열매로
정성 모락모락 오르는
풍성한 식탁

푸릇푸릇 망개 열매 줄줄이 실에 꿰어
목에 걸고 식탁 앞에 앉으면
너도 나도 우아한 현모양처였다.

말타기놀이 지친 몸으로
소고삐 잡고 집에 돌아와
꺾어 온 꽃가지 병에 꽂으면
어머니의 밀가루 술빵이 고소했다.

가을, 겨울이면
소리 내어 읽던 책
내려놓으신 아버지
“얘들아, 산에 가자.”
남동생과 나는
쫄랑쫄랑 아버지 지겟다리 잡으며
앵무산 올랐다.

산꼭대기에서 소나무 땔감
짊어지신 아버지 따라
남동생과 나는
작은 나무토막 하나씩
새끼줄에 묶어 질질 끌고
비탈길 신나게 내려오다가
나는 그만 고무신 벗겨져
아찔하게 넘어지기도 했다.

긴 세월 흘러 2017년 여름
오빠와 남편과 함께
고향 집 뒷산
앵무산 꼭대기 오르니
예나 다름없이
사방팔방 넓은 시야는
한 순간에 내 가슴 뚫리게 하고
여수, 순천, 여천만, 광양제철소
한눈에 다 보였다.

아, 아쉬워라.
사라진 길 겨우 더듬으며
동네 소, 동네 아이들 함께 모였던
옛 서당 터 찾으니
그 넓은 마당 온데 간데 없이
나무와 풀만 무성하고
그 큰 바위도
흔적 없이 보이지 않네.

맑은 물 솟아올라 시원히 목축이던
제법 큰 옹달샘도
이제는 한 움큼 물만 고인 채
꿈인 듯이 나를 아는 체하는구나.

어린 시절 어린 날
앵무산 추억
눈물 나도록 그립고 아쉬워라.


순천 앵무산 오르니
채선엽

앵무산 등줄기
그 꼭대기 오르니

두 볼을 스치는 솔바람
엄마 손처럼 감미롭다.

아득히 시원스레 펼쳐진
푸른 빛 갈대밭은
푸른 꿈 푸른 소망으로
순천만을 키운다.

갯길 따라 꼬물꼬물
생명이 꿈틀대는 습지
철새들의 보금자리
자연이 준 선물

서산마루 불태우는
아스라한 붉은 노을
광활한 하늘을 헤엄치고
앵무산을 껴안고
용산 허리를 휘감는다.

아늑하고 잔잔한 바다는
평화롭게 저녁 호흡을 즐기고
조개 잡던 아낙네들
기쁨의 콧노래로 가족 품을 찾아온다.

아름다운 순천만
하늘이 준 선물


안개꽃
채선엽

하얀 꼬마 아가씨
하얀 설렘 안고 피어납니다.

방울방울 간절한 소망
부풀어 오르는 가슴

어제도 오늘도
고개 높이 쳐들고
얼굴 쭉 내밀며
사뿐히 피어오릅니다.

닿을 듯 말 듯
애타며 지쳐도
미련 가득 발돋움입니다.

보일 듯 보일 듯
좀처럼 보이지 않는
하얀 안개 속 거울 같은
안개꽃 그리움입니다.


순천만 갈대밭
채선엽

용산 마루 가을바람
솔잎에 넘실이고
황금 빛 갈대 물결
속삭임이 뜨거웁네.
파란 하늘 하얀 그림
구름꽃이 한가롭고
순천만 갈대밭
눈부시게 화려하네.
순천만 갈대밭
우리 모두 행복이라.

저 멀리 무르익은
오곡백과 넉넉하고
굼실굼실 갈대 몸짓
저녁노을 노래하네.
사랑 꿈 물들이는
갯벌 철새 정겨웁고
순천만 갈대밭
눈부시게 화려하네.
순천만 갈대밭
우리 모두 행복이라.


수련화 그리움
채선엽

오신다는 기약 없이
떠나 버린 임이여
순정 맺은 그 사랑
기다림이 긴긴 세월
임 향기 달아날까
밤새도록 오므렸던
분홍 꽃잎 꿈이 핀다.
맑고 고운 수련화
그대 순결 아름답다.
가신다는 말도 없이
떠나 버린 임이여
굳은 맹세 그 사랑
사무치는 그리움아
임 생각 날아갈까
달빛 아래 오므렸던
분홍 꽃잎 꿈이 핀다.
맑고 고운 수련화
그대 순결 아름답다.


꽃무늬 노트
채선엽

시인 등단 기념으로
선물 받은 꽃무늬 노트

연필과 함께 가방 속 넣어
가는 곳마다 함께 하니
꼼지락꼼지락 시의 마음
싹이 트고
꼬물꼬물 시의 얼굴
아지랑이처럼 자란다.

쫄랑쫄랑 함께 다니며
어디서나 꽃무늬 같은
예쁜 시 낳아 보라며
생글생글 내 기분 북돋운다.

선물 받은 꽃무늬 빈 노트
알록달록 시가 쌓인다.


시인 채선엽 약력
이메일 주소: cleaf0503@hanmail.net
출생지: 전남 순천시 해룡면
순천 해룡남초등학교 졸업
순천매산중학교 졸업
서울 영등포여자고등학교 졸업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청소년교육과 졸업
백석대학교 상담대학원 가족상담학과 졸업(상담학 석사)
<월간 문학공간> 신인문학상 공모 시 부분 당선(시인. 2019년)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한국신문예문학회 회원
한국순수문학인협회 회원
한국국보문인협회 회원
한국시인연대 회원
한국가족문화상담협회 회원
한국가족예술상담협회 회원
한국가족문화상담협회 사무국 실장(2019년)
일산세움심리상담센터 사무국 실장(2019년)
가곡 ‘순천만 갈대밭’, ‘수련화 그리움’ 작사
- 인터넷 유튜브 등재
영어로 번역된 시: ‘순천만 갈대밭’, ‘꽃무늬 노트’, ‘수련화 그리움’
- 에 수록 해외 소개
저서: 시집 <연둣빛 보석> (발행 월간 순수문학사, 서울. 2019년)
수상: 순수문학상(월간순수문학사. 2019년). 황진이문학상(월간 신문예 황진이문학상운영위원회. 2020년)

<자격증>
보육교사 2급 자격증(여성가족부장관)
청소년지도사 2급 자격증(여성가족부장관)
가족예술상담사(미술분야) 1급 자격증(한국가족예술상담협회장)
건강가정지원사 자격증(여성가족부장관)

<교육/연수 이수>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학생상담자원봉사자 교육이수(2018-2020년)

<위촉 상담 경력>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청 위기가정 통합지원센터 상담사(서울특별시장 위촉. 2020년)
서울특별시교육청 학생상담자원봉사자 위촉(서울특별시교육감 위촉. 2017년-현재)
- 서울시내 중학생 상담
서울 구로경찰서 청소년육성회 자원봉사자 위촉(서울 구로경찰서장 위촉. 2017년)
경기도 부천시 춘의종합복지관 정서지원(말벗, 상담 등) 자원봉사자 위촉(경기도 부천시장 위촉. 2017년)
서울 오남중학교 학생상담자원봉사자 위촉(서울 오남중학교장 위촉. 2017년)
서울 세일중학교 집단상담자원봉사자 위촉(서울 세일중학교장 위촉(2018-2019년)
경기도 고양시 풍산초등학교 학생 및 학부모 상담자원봉사 위촉(풍산초등학교장 위촉. 2019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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